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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너머 노란 상상의 세계
이 책 어때요?

『책』
마리예 톨만, 로날트 톨만 지음 / 32쪽 / 13,800원 / 여유당


무언가에 몰입해본 경험이 있는가? 놀이터에 앉아 모래 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오로지 모래의 촉감과 자신이 만들어내는 모양에만 집중한다. 흰 눈이 펑펑 내리는 날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는 아이들은 현재를 즐기며 눈에 몰입한다. 무언가에 몰입해 있으면 다른 것은 잊고 오로지 그 상황만 생각하는 특별하고 행복한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글 없는 그림책 『책』에는 책에 몰입한 코끼리 한 마리가 등장한다. 표지 속 코끼리 뒤로 펭귄들이 쫓아오고 코끼리는 노란 책을 읽으며 걸어가고 있다. 표지를 지나 면지에 멈춰 서면 노란 배경에 바람과 함께 날아든 책 한 권과 마주하게 된다. 한 장 더 넘기는 순간 수많은 책이 우리에게 날아든다. 그 모습은 마치 검은 나비 떼의 움직임처럼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코끼리 한 마리. 미소를 지으며 수많은 책을 바라보는 코끼리의 모습에는 설렘이 가득하다. 코끼리 옆에 함께 나란히 서서 날아오는 책들을 손에 넣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과연 코끼리 손에는 어떤 책이 잡힐까?



손에 넣은 책을 보며 코끼리는 걷고 또 걷는다. 그 걸음에는 즐겁고 희망찬 기운이 느껴진다. 코끼리는 책에 몰입한 나머지 주변에 친구들이 있어도 알아채지 못한다. 무언가에 몰입하다 보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게 되는 순간이 있다. 책에 몰입한 코끼리가 상상하고 느끼고 있을 특별한 세상이 궁금해진다. 드디어 코끼리는 책을 다 읽고 책꽂이에 책을 꽂는다. 놀랍게도 책 읽는 코끼리를 바라보던 호랑이, 펭귄, 붉은 코끼리들도 이제 모두 책을 읽고 있다. 코끼리의 모습은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기분 좋은 전염이다. 코끼리는 책 읽는 친구들을 보며 어떤 말을 했을까? 다른 친구들이 읽는 책을 궁금해하며 친구들 곁에서 함께 책을 읽지 않을까? 이러한 상상이 가능한 것이 바로 글 없는 그림책의 매력이다. 글 없는 그림책은 그림책을 한 장씩 넘길 때 독자를 오롯이 그림책 속 세상에 있게 만드는 엄청난 힘이 있다. 독자가 가지는 개인적인 해석 프레임 안에서 마음껏 상상할 때 이는 절정에 이른다.

이 그림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색상은 노란색이다. 코끼리가 읽은 책도 노란색이고 배경에도 노란색이 많이 사용되었다. 노란색이 주는 따뜻함과 희망, 즐거움, 행복은 코끼리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기운을 가득 담고 책장을 넘기며 『책』에 몰입해보자.


장선화_SP교육연구소장, 스토리닥터 공동대표 / 2018-01-01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