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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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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고 탐험하는 시공간 여행
주목할 새책

『북숍 스토리』
젠 캠벨 지음 / 조동섭 옮김 / 344쪽 / 15,000원 / 아날로그

『책 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
김건숙 지음 / 318쪽 / 16,000원 / 바이북스


어느 날 뒷마당 툇마루에 앉았는데 햇볕은 따스하고 바람이 부드럽게 살랑댔다. 그 순간 문득, 이곳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도 잠시 쉬어가며 책도 함께 볼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책을 좋아하고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계속 이어져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텃밭이 있는 책방도 좋을 것 같아. 허브 온실을 만들고 그 안에서 책방을 해도 좋겠다. 해리포터 방을 본뜬 책방도 좋을 텐데. 다락방이 있어도 좋고.’ 상상은 정말로 현실이 되었다. 앞마당에는 텃밭이 있고 뒷마당에는 툇마루와 나무 그늘이 있는 가정식 서점 ‘산책하는고래’를 열었으니까. 거창한 계획을 세우거나 특별한 기대를 품지는 않았다. 그저 집 일부를 사람들에게 열어두어 이 공간을 공유하는 것뿐이고, 놓아둔 책들과 창밖 자연이 이곳에 오는 사람들을 맞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북숍 스토리』는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전 세계 독립서점 300여 곳을 소개한 책이다. 작은 배로 만든 서점, 기차역 제분소 식품 창고나 심지어 돼지 축사·방공호를 개조한 서점, 성당과 교회를 개조해 만든 아름다운 서점, 개인 주택과 아파트를 개조한 서점도 있다. 서점의 외양은 그 어떤 형태도 가능하다. 수많은 책처럼, 자기만의 개성처럼, 저마다의 취향처럼 서점이라는 공간은 각양각색의 모습을 띨 수 있다. ‘이런 서점도 가능한가?’ 싶은 서점도 얼마든지 주인을 닮은 모습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꼭 많은 자본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거창한 계획이 아니어도 된다. ‘당신이 꿈꾸는 서점은 어떤 모습인가요?’ 하는 질문을 던진 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슬며시 알려준다.


<ⓒ김건숙, B&B>

우리나라에도 아름답고 이색적인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서점이 많이 생기는 추세다. 『책 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는 한국과 일본의 다양한 동네책방을 탐사한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서점으로 향하는 길은 여행과도 닮았다. 설렘을 느끼고, 몸으로 걷고, 찾고, “반전과 마술의 방, 줄지어 선 작은 타임머신들, 스펙트럼을 이룬 책등들의 방”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서는 여행. 여행객들은 책을 통해 상상하고 느끼며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탐험하는 시공간을 체험할 것이다. 요즘에는 서점에서 다양한 강연과 문화 공연도 이루어지고, 음료와 음식도 먹을 수 있고, 각종 소품도 판매하고, 북스테이까지 겸하기도 하니 그야말로 오감을 충족시키는 최적의 여행지라 할 수 있다. 운영이 쉽지 않음에도 전국에 개성 만점인 동네책방이 늘어나는 추세가 흥미롭고 반갑다. 취향의 시대에 나에게 맞는 책 여행지를 선택하고, 모험과 탐험의 길을 떠나 비슷한 영혼들을 만날 생각을 하면 그 자체로 벌써 마음이 설렌다. 전국 책방 지도를 펼쳐놓고 어디를 갈까 즐거운 고민에 빠져봐야겠다. (인문, 일반)


강이경_산책하는고래 점장 / 2018-01-01 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