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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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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고마운 아침독서
아침독서 공모전 대상 사례 - 부산 무정초
아침독서를 알게 된 지도 어언 5년째로 접어들었다. 아침독서 덕분에 나는 지금 교직 생활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교사라는 직업이 참 즐겁기 때문이다. 책과 더불어 아이들과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아침독서는 내게 한마디로 은인과도 같은 존재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은 값진 보물들을 이 자리를 통해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아침독서의 힘을 간단히 요약해볼까? 가지고 오라 하지 않아도 책을 가지고 오고, 쓰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쓰는 것! 이것은 아침독서를 열심히 한 학급의 담임교사라면 충분히 경험하였으리라 본다.


아침독서의 방해꾼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그렇다면 아침독서의 방해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방해요소를 제거하려는 노력은 아침독서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1. 관리자의 무관심
책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관리자는 학교 차원의 아침독서를 적극 권장한다. 가장 이상적인 방향은 담임교사의 자발적인 관심으로 진행되는 아침독서지만(이것이 바로 순방향이다. 많이 읽어서 잘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강제적인 방법(관리자의 지시)을 통해 책 읽는 아이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 담임교사가 독서 교육에 자극을 받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더 많은 교사가 참여할 수 있으니 더 많은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아침독서를 실시한 교사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느끼며 만족하고 있다. 관리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아이들이 차분해지고 학교가 조용해진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 물속에 잠겨 있는 큰 효과는 직접 경험할 때 제대로 느낄 수 있으리라 믿는다.

2. 연구학교 과제 해결
연구학교는 아침독서의 적이다. 연구학교가 되면 과제 수행을 위해 무척 바빠진다. 이상화된 어떤 형식을 다른 학교들이 일반화하도록 하기 위해 선행 과제를 해결하려면 나름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많은 시간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그 시간을 교과 시간에서 무한정 빼올 수는 없으니 아침자습 시간을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둘은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적대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 사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하나를 포기할 수 없다면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럴 경우 담임교사의 의지가 필요하다. 1교시에 국어 시간을 배치하여 수업 시작 시간 10분을 아침독서시간으로 확보하면 좋겠다. 띄엄띄엄 하는 독서보다 독서 생활인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아침독서가 일등공신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겠다.

3. 바쁜 아이들
학교는 지역 사정, 교통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하여 등급이 나뉜다. 사정이 안 좋은 지역의 아이들은 부모의 무관심으로 가정의 독서 환경이 열악한 편이다. 이미 컴퓨터와 TV 중독이 심각한 아이들에게 바른 독서 습관을 형성시키기란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비록 소수의 아이들일지라도 독서교육에 대한 교사의 열의에 감동을 받고 큰 변화를 보이는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을 통해 교사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나는 그 아이들을 통해 한비야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만날 수 있었다.
지역 여건이 보다 나은 곳의 아이들은 부모의 철저한 관리 하에 학원 순례를 해야 하고 학원 과제 때문에 잠이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은 독서의 중요성을 잘 아는 부모를 만나 집에 많은 책을 구비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런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일은 훨씬 수월하다. 약간의 자극만 줘도 쉽게 반응이 온다. 이미 독서 습관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책을 읽은 후 사고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보다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줄 필요가 있다.
시간이 많지만 의욕이 없는 아이들이나 시간은 없지만 의욕이 있는 아이들, 이 둘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게 바로 아침독서다.

4. 독서 학습지
아이들의 책읽기를 방해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무언가 흔적을 남기고 싶은 교사의 마음을 과감하게 접을 필요가 있다. 대를 위해서는 소를 희생해야 하니까.
우리 학교는 작년에 녹색성장 연구학교라는 과제를 받았다. 연구 과제에 맞게 2학기의 계발활동 부서를 다시 만들었는데 아이들이 가장 꺼리는 부서가 녹색 글쓰기부였다. “아이들이 글 쓰는 것을 얼마나 싫어하는데요. 아마 그 부서는 아무도 안 하려고 할 걸요.” 결국 6명이라는 소수정예 부대를 이끌고 수업을 하게 되었다. 책 욕심에 아이들과 함께 해마다 독서 감상문 대회의 문을 두드렸다. 각 출판사에서는 아이들에게 기본 4~6매의 원고지를 채우도록 요구했는데, 정말 그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때론 못 할 소리도 해야 할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 온갖 공갈협박을 다 동원해도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 그만큼 아이들에게 글쓰기는 많은 무리가 따르나 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쓸 준비가 되어 있는 아이들도 있다는 사실이다. 고로 독서 학습지는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 쓰고 싶으면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독서 후 글쓰기를 하는 아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유인책도 필요하다.


아이들이 달라졌어요!
지금까지 독서교육에 대한 열의를 잃지 않고 꾸준히 해올 수 있었던 힘의 원동력은 두말할 것도 없이 아침독서다. 아침독서를 하면서 아이들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 모습에 취해 더 좋은 책을 사기 위해 노력했고, 더 좋은 책을 소개하기 위해 함께 읽으면서 애를 썼다. 이러한 아침독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과연 어떤 모습을 선사해주었을까?

1. 일기에도 책 이야기를 써요
아이들에게 책에 대해서 일기를 써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고, 독서록을 많이 쓰라고 강조하지도 않았다. 그저 쓰고 싶을 때 쓰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며, 선생님도 아이들과 함께 독후감을 쓰다 보니 벌써 700편이라는 어마어마한 독후감을 쓰게 되었다는 자랑 아닌 자랑을 한다. 사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서재를 꾸리고 있는데, 몇 천 편씩 쓴 서재의 달인들에 비하면 이 정도 가지고는 명함도 못 내밀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뻐길 만하다. 아이들에게 가끔 이런 말을 해주면서 기다려주었더니 책에 대한 이야기가 일기 곳곳에서 나타난다.

2. 집에서도 읽어요
책을 읽기 시작하면 대개 그 뒷이야기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모험 이야기나 판타지 작품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럴 경우 아이들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도 책을 들고 삼매경에 빠진다. 급기야 집에서 엄마에게 “책 좀 그만 읽어라” 하는 행복한 잔소리까지 듣게 된다.

3. 엄마도 함께 읽어요
선요가 읽은 『요술연필 페니』는 아이들에게 무척 인기가 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자기도 그런 요술 연필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시험을 잘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책이 재미있느냐고 물으니 “엄마도 재미있대요. 엄마도 제가 읽는 책 함께 읽으세요” 한다. 아침독서가 가정독서로 이어지는 기분 좋은 순간이다. 아침독서를 통해 책 읽는 대한민국을 꿈꿔본다.

4. 후속편이 궁금해요
교실에 시리즈 도서를 모두 갖추기는 힘들다. 그래서 1편만 있을 때가 많은데, 이런 경우 아이들은 자기 용돈을 모아 그 다음 편을 사서는 친구들과 열심히 돌려 읽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아이들은 『윔피키드2』도 읽었고 『보자기 유령 스텔라 2』와 『괴짜 탐정의 사건 노트 2』도 신나게 읽고 있다.

5. 좋은 책은 가져야 직성이 풀려요
얼마 전 소원이는 “선생님, 저 책 주문했어요. 『핵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이랑 『전갈의 아이』 『위저드 베이커리』 『초정리 편지』를 샀어요.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하면서 책을 기다린다. “학급문고에 다 있잖아. 그리고 니가 읽은 책도 있고” 했더니 “저는 좋은 책은 꼭 갖고 싶거든요” 한다. 소원이가 너무 읽고 싶어해서 마련했던 『위저드 베이커리』는 초등학생이 읽기는 충격적인 내용이라서 중학교 가면 읽어보라 권했지만, 아마 그것도 금방 읽어버릴 것 같다.

6. 방학 때도 책을 읽어요
방학 독서 100권 도전기에 성공한 예전 제자 이야기를 해주면서 올해도 아이들에게 방학 책읽기 계획을 세워보고 도전 권수를 정해보자고 했더니 태기가 600권을 외친다. 무리한 계획은 세우지 말라고, 욕심만 앞세우지 말고 현실감각을 살려보라고 권했지만, 태기는 자기는 방학 때 책을 많이 읽는다면서 자신 있다고 한다. 본인이 하겠다는데 실패하더라도 한번 해보라고 하면서 방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잊고 있었는데, 개학 날 태기가 두꺼운 종이 뭉치를 내보이며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선생님 저 600권 도전 성공했어요” 한다.
옆에서 친구가 “600권을 어떻게 다 읽노. 그럼 하루에 도대체 몇 권을 읽었단 말이고?” 하면서 열심히 계산을 하고 있다. 책 목록을 보니 분량이 작은 책도 제법 있었지만, 또래 남자 아이들이 즐겨 본다는 ‘앗!’ 시리즈 등 묵직한 주제의 책도 꽤 되었다. 하지만 책 분량을 따질 때가 아니다. 태기가 600권에 도전해서 성공했다지 않는가! 무조건 칭찬해주어야 했다. 아이가 다시 보이는 순간이었다.

8. 똑똑해졌어요
아이들에게 5학년 때 역사 도서를 충분히 읽고 6학년으로 올라가야 사회 수업이 힘들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역사란 그 양이 무척 방대해서 아무리 외우려고 해도 외워지지 않으니 역사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역사책을 읽어보라고 했다(책은 학급문고로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 박물관 수업의 학부모 가르치미 선생님은 그러신다. “아이들이 너무 아는 게 많네요. 질문도 많고요.” 그러면 아이들은 대답한다. “우와~ 선생님 진짜 재미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이렇게 공부도 재미있게 했더란다.

9. 그림책도 재미있게 읽어요
고학년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니 그림책 서가는 조금 서럽다. 그래서 정말 좋은 그림책이 가득한 그림책 서가도 사랑 받도록 해주고 싶어 가끔 그림책을 읽어준다. 그리고 관련된 책들은 오며가며 서서 읽으라고 사물함 위에 펼쳐두었다. 10월의 책 『글자 없는 그림책』을 읽느라 쉬는 시간 아이들이 바쁘다.

10. 긴 글도 쓸 수 있어요
아이들에게 글을 길게 쓰도록 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하지만 책 읽는 힘이 있는 아이들은 긴 글을 쓸 힘도 저절로 생긴다. 책을 열심히 읽기 시작한 아이들은 일기글도 길어지고, 교과서 작문도 쉽게 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아이들은 서서히 잘 읽고 잘 쓰게 되었다. 긍정적인 변화다.

11. 친구들이랑 나누어 읽을래요
학기 초 열의를 가지고 도서를 수집해서 학급문고를 꾸려보려 하지만, 곧 좌절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이 도서수집에 협조를 하지 않을 때다. 지역 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 그 좌절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책 모으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아이들 수만큼도 책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그 반의 아침독서는 실현 불가능하다. 그럴 땐 교사가 먼저 자비를 들여서라도 선생님 문고를 운영해보자. 책읽기가 재미있어진 아이들이 가지고 오라고 하지도 않은 책을 자꾸 들고 온다. 친구들과 함께 읽고 싶다고 가지고 오는 책들은 따로 모아서 관리하고 있다. 나누고자 하는 아이의 마음이 참 기특하다.

아침독서는 우리의 희망
책, 어린이, 교사가 삼박자를 맞추어 진행하는 아침독서는 우리나라의 희망찬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한 아이들은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가슴 따뜻한 아이들로 자랄 것임을 확신한다. 우리 학급의 분위기가 이렇게 좋을 수 있는 것은 정말이지 책 때문이다. 그리고 그 책읽기 뒤에는 참 고마운 ㈔행복한아침독서가 있다. 아침독서는 정말로 우리의 희망이다.


김서영_부산 무정초 교사 / 2010년 03월30일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