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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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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아침독서, 달라진 아이들
아침독서가 참 좋아요- 칠곡 왜관중


왜관중학교에 부임하여 아이들과 아침독서운동을 한 지 벌써 5년째다. 2006년 국민일보 지면에서 아침독서 10분 운동을 접하고 ㈔행복한아침독서를 알게 되어 설렌 가슴을 안고 아침독서 20분 운동을 시작했다. 숙제와 공부에 바빠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 독서를 무척 싫어하는 아이들의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훗날 선생님한테 고마워할 거라며 반 강제로 아침독서운동을 시작했다. 이제는 읽을 책을 미리 준비하고 책읽기에 집중하는 아이들을 보면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지 모른다.

아침독서 5년, 행복한 기억들
지난 5년간 즐거운 일이 많았다. 아침독서운동을 시작한 첫해에 학급문고 보내기 행사에 선정되었다. 예쁜 연두색 책꽂이와 55권의 책을 받고 아이들과 기뻐했던 그 시간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2008년에도 ㈔행복한아침독서가 보내준 40여 권의 책으로 학급문고가 더욱 풍성해졌다. 2009년엔 우리교육이 주최한 학급문집 공모전에 입상하여 12권의 책을, 아침독서 사례 공모전에서 아침독서신문상에 뽑힌 덕에 50권의 책을 받아 학급문고를 늘렸다. 이렇게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학급문고를 보유하게 되면서 책읽기 시간이 더욱 풍성해졌고,
자부심과 함께 독서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도 뜨거워졌다.

경상북도교육청과 칠곡교육청의 중점 사업인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에 발맞춰, 왜관중학교에서도 2007년도부터 ‘사제동행 1일 아침 30분 독서를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력 신장 운동’이 시작되었다. 독서교육의 중요성 때문이긴 했지만 우리 반이 받았던 연두색 책꽂이의 영향이 굉장히 컸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교생이 함께 책을 읽는 아침독서시간이 시작되면서 독서량도 많아지고 책에 대한 아이들의 집중도도 높아졌지만, 교사의 관심이 부족해 아이들을 방치한 교실에선 아침독서운동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나는 2007년도부터 ㈔행복한아침독서에서 『책 읽는 아침』을 구입하여 매일 아이들에게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을 남기도록 했고 이를 국어 수행평가에도 반영하고 있다.

함께해서 더 즐거운 아침독서
올해도 변함없이 사제동행 30분 아침독서시간을 진행하고 있다. 벌써 4년째다. 학년별로 정해진 책을 한 달 동안 읽고 다른 반으로 넘겨 다시 다른 책을 받아 읽는 것은 학급문고가 마련된 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다 읽은 학생은 다른 책을 읽으면 된다. 학생들이 매일 읽은 책의 분량과 간단한 느낌을 기록한 독서기록장을 국어 수행평가에 반영하고, 다독자와 독서기록장 우수 기록 학생은 시상하고 있다.

그런데 8시 20분에서 50분까지 30분을 독서 시간으로 활용하니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아침 조회 시간에 해야 할 많은 일들을 하지 못하고 전달 사항을 전할 시간이 없어 불편할 때도 많다. 그렇다고 학교 업무상 일들로 아이들과 대화를 하거나 전달을 하다 보면 독서 시간의 절반 이상을 까먹는 날도 생긴다.

게다가 3학년이 되어 입시 부담감이 커서인지 강제로 하는 독서 시간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아이들도 생겼다. 책 읽는 게 싫은데 왜 억지로 독서를 하느냐며 교과공부를 하거나 숙제를 하는 학생을 야단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학원에서 늦게 귀가하여 숙제할 시간이 없는 아이들은 그에 대한 불만도 이야기한다.
학교 방침 때문에 30분이라는 아침 시간을 독서에 투자해야 하고, 수행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싫어도 억지로 독서기록장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본래의 좋은 의미가 학교에 의해 퇴색되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좀 더 자유롭고 부담 없이 보고픈 책을 편하게 볼 수 있는 독서 시간을 운영하기 위해 학교와 담당교사들이 많이 고민하고 있다. 아이들이 책 읽는 기쁨을 알고 독서의 습관화가 이뤄지기도 전에 독서를 싫어하게 되어서는 곤란하니 말이다.

이런 아쉬움도 있지만 우리 학교의 많은 학생들이 사제동행 아침독서시간 이후 독서량이 많아지고, 책읽기가 습관화되고, 메모하는 좋은 습관이 생기고, 도서관을 애용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담임교사들도 아이들과 함께 독서시간을 가지면서 독서량이 많이 늘었다고 말한다. 독서에 대한 담임교사의 열의와 집중도에 따라 그 반의 독서분위기가 좌우된다는 사실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아침독서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교사 책모임이 만들어진 것도 즐거운 일이다. 매월 둘째 화요일 퇴근 후에 한 권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책모임이 만들어져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다. 불가피하게 모임에 나오지 못한 교사들도 함께 책을 공동구매하여 읽고 있다. 교사 책모임은 좋은 책을 나누고 꾸준히 읽게 만드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책을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전하는 좋은 계기도 되고 있다.

조금씩 달라지는 아이들
이제 아이들은 책 읽는 기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정신없이 책 속에 빠지기도 하고, 용돈을 선뜻 투자해 책을 사기도 한다. 학부모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이들이 집에서도 열심히 책을 읽는다며 아침독서운동에 대해 절대적인 지지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담임으로서 좀 더 많은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도움을 주고 싶은데 짧은 지식과 능력 부족으로 너무나 힘들다. 독서에 대한 편식이 심한 편이라 학급문고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좋은 책을 구비해주는 일도 어렵다. 아침독서 추천도서들을 살펴보고 되도록이면 아이들과 함께 읽기 위해 구입하려 애쓰지만 한계가 있다. 매번 학급문고 보내기 운동이나 아침독서 실천사례 공모에 용기를 내어 신청서를 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때마다 아이들에게 꼭 맞는 좋은 책을 받게 되어 책에 대해 갈급한 아이들뿐 아니라 항상 고민하고 힘겨웠던 시골 중학교 교사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 올해는 3학년을 맡아 아침독서에 관한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아이들의 이해를 구하고, 독서모둠을 정하고, 이전 학급문고를 정리하며 한 주를 보냈다.

아이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 대부분 월 평균 3권 이하의 독서량을 보인 데다, 독서 습관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아 독서에 대한 열의가 많이 부족했다. 앞으로는 학교에서 정해주는 책이 아니라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읽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말을 기억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책들을 구비하도록 노력하려 한다.

왜관중학교의 경우 담당교사의 노력으로 학교도서관이 잘 운영되고 있지만, 맞벌이가 많은 지역 특성상 학부모 사서 도우미를 신청하는 예가 거의 없어 아이들이 학교도서관을 편하게 이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가까이에서 책을 대할 수 있도록 학급문고가 잘 구비되면 좋겠다 싶어 우리 학급에 있는 학급문고를 3학년 다른 교실에 반마다 32권씩 대여할 생각이다. 매달 각 반에 32권의 책이 돌아간다면 3학년 6개 반 아이들이라도 가까이에서 책을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모두 함께하는 아침독서시간을 만들면 독서가 습관화되고 아침독서운동이 좀 더 활성화될 거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이부찬_칠곡 왜관중 교사 / 2010년 03월30일 15:49